시와그리고..

슬픈날의 편지 .. / 이혜인

노을 그림자 2022. 6. 23. 18:14



모랫벌에 박혀있는 하얀 조가비처럼
내 마음속에 박혀있는
정체를 알수없는 어떤 슬픔 하나 ..
 
하도 오래되어 정든 슬픔 하나는
눈물로도 달랠길 없고
그대의 따뜻한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습니다

내가 다른 이의 슬픔 속으로
깊이 들어갈 수 없듯이.
그들도 나의 슬픔 속으로
깊이 들어올 수 없음을..

담담히 받아들이며
지금은 그저 혼자만의 슬픔 속에
머무는 것이 참된 위로이며 기도입니다

슬픔은 오직 슬픔을
통해서만 치유된다는 믿음을
언제부터 지니게 되었는지
나도 잘 모르겠습니다

사랑하는 이여 항상 답답하시겠지만
오늘도 멀찍이서 지켜보며
좀 더 기다려 주십시오

이유 없이 거리를 두고
그대를 비켜가는 듯한 나를
끝까지 용서해달라는
이 터무니 없음을 용서하십시오 ..

슬픈날의 편지..- 이혜인

♬..사랑하는 마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