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그리고..
12월의 엽서 - 이해인
노을 그림자
2011. 12. 3. 22:24
12월의 엽서 - 이해인 너의 인생에도 한번쯤 휑한 바람이 불었겠지 바람에 갈대숲이 누울 때처럼 먹구름에 달무리질 때처럼 남자가 여자를 지나간 자리처럼 시리고 아픈 흔적을 남겼을까 너의 몸 골목골목 너의 뼈 굽이굽이 상처가 호수처럼 괴어 있을까 너의 젊은 이마에도 언젠가 노을이 꽃잎처럼 스러지겠지 그러면 그때 그대와 나 골목골목 굽이굽이 상처를 섞고 흔적을 비벼 너의 심장 가장 깊숙한 곳으로 헤엄치고프다, 사랑하고프다.. 아도니스를 위한 연가 ..- 최영미 또 한해가 가 버린다고 한탄하며 우울해하기보다는 아직 남아있는 시간들을 고마워하는 마음을 지니게 해주십시오. 한해동안 받은 우정과 사랑의 선물들 저를 힘들게 했던 슬픔까지도 선한 마음으로 봉헌하며 솔방울 그려진 감사카드 한 장 사랑하는 이들에게 띄우고 싶은 12월 이제 또 살아야지요 해야 할 일 곧잘 미루고 작은 약속을 소홀히 하며 남에게 마음 닫아 걸었던 한 해의 잘못을 뉘우치며 겸손히 길을 가야합니다. 같은 잘못 되풀이하는 제가 올해도 밉지만 후회는 깊이 하지 않으렵니다... 진정 오늘밖엔 없는 것처럼 시간을 아껴쓰고 모든 이를 용서하면 그것 자체로 행복할텐데... 이런 행복까지도 미루고 사는 저의 어리석음을 용서하십시오... 보고 듣고 말할 것 너무 많아 멀미나는 세상에서 항상 깨어 살기 쉽지 않지만.. 눈은 순결하게 마음은 맑게 지니도록 고독해도 빛나는 노력을 계속하게 해주십시오... 12월엔 묵은 달력을 떼어내고 새 달력을 준비하며 조용히 말하렵니다... '가라, 옛날이여... 오라, 새날이여...' 나를 키우는데 모두가 필요한 고마운 시간들이여... ♬..Bing Crosby크리스마스 캐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