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그리고..
가을에 띄우는 편지/글, 김정한
노을 그림자
2012. 11. 4. 18:33
가을입니다 이 가을에는 당신을 찾아 잠시 머물다 오겠습니다 늘, 내일, 모레, 그리고 그 언제인가는 당신에게 가는 길을 열겠노라 말하면서도 당신 허락없이 닫고 또 닫았던 나를 용서해주시지요 늘 당신에게로 가는 삶은 퇴행성 병처럼 뒷걸음 쳐지기만 했습니다 이 가을에는 마음 편히 당신 그늘아래서 누웠다가 기대었다가 그렇게 하겠습니다 리허설 없는 삶처럼, 당신과의 사랑도 여전히 리허설 없는 생방송입니다 내 인생의 삶이 관객이 필요치 않듯이 당신과의 사랑도 관객이 필요치 않겠지요 안에서 밖으로 또 그 안에서 밖으로 그림자도 스며들지 못하게 꼭 잠근 채 당신 곁에서 편히 그리고 오래오래 쉬다가 오겠습니다 내 그리운 당신께 곧 가겠습니다.. 김정한시집 너를 사랑하다 사랑하는 법을 배웠다' 에서 ♬.. "Autumn Rose" by Ernesto Cortaza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