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그리고..
나이 불혹에 알았습니다 ../ 詩, 박금숙
노을 그림자
2013. 12. 13. 23:14
![]() 당신은 남자 나는 여자 그렇게 제 할일만 하고 살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글쟁이는 잉크에 미쳐야 하고 그림쟁이는 물감에 미쳐야 한다기에 나도 무언가에 미쳐 살면 그 뿐인 줄 알았습니다 글쟁이도 그림쟁이도 아닌 내가 그릇에 밥만 담을 줄 알았지 사랑 한 술 담을 줄을 몰랐습니다 때론 식탁에 김치보다 꽃 한 송이가 더 절실하다는 걸 몰랐습니다 나이 불혹에서야 당신 밥알에 돌이 씹힌다는 걸 알았습니다 차마 뱉지 못하고 이가 아리도록 꾹꾹 씹어 삼켰다는 걸 알았습니다 당신이 내민 커피 한 잔에 아픈 눈물이 씹힙니다.. ![]() 나이 불혹에 알았습니다 ..- 박금숙 '세월이 가면 - 박인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