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그리고..

비와 술잔 / 글, 김궁원

노을 그림자 2014. 5. 30. 23:30




내 그리움이 비처럼 내리는 밤
지붕을 두드리는 빗소리가 이 마음인 듯하여
술잔을 든다.

한 잔술에
마디마디 전해오는 술기운 앞에
내 안으로 향하는 또 하나의 내 모습은
비에 젖어도
한 잔 술로 부르다
두잔 술에 기다리는 마음이 흔들릴 때면
석 잔 술은 이미 마셔버렸고
빗소리에
한 잔 술은 내가 마셨는데도
술에 취한 듯
그리움에 취한 듯
빗물은 갈지자로 흐르고 있다

비가 내린다.

이 비에
가지마다 파란 싹은 춤을 추겠지
햇살에 미소 지면서
먼 그리움을 모르는 꽃들은
그저 웃으며
한잔 술에 취해가는 비가 오는 밤
그리움에 사람은 여기에 없다..


비와 술잔 ../  김궁원

♬..비와 당신.. - 조장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