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그리고..

차를 권하며.. / 詩, 김혜숙

노을 그림자 2014. 10. 4. 23:02







사랑하는 사람을 위하여
한 잔의 茶를 달일 수 있는 여자는
행복하다.

첫 햇살이 들어와
마루 끝에서 아른대는
청명한 아침

무쇠주전자 속에서
낮은 음성으로 끓고 있는 물소리와
반짝이는 茶器 부딪는 소리를
사랑하는 사람에게
들려줄 수 있는 여자는
행복하다.

정결하게 씻은 하얀 손으로
꽃쟁반 받쳐들고
사랑하는 사람 앞으로
걸어나갈 수 있는 여자는
행복하다.

고단하고 가엾은 우리들의 삶
그 온갖 시름들
잠시 잊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가장 은밀하고 그윽한 향기를 권하며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여자는
행복하다..

차를 권하며.. /  김혜숙

♬..잊혀진 계절..- 첼로댁 CelloDe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