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그리고..

눈 내리는 숲길../ 詩, 임혜신

노을 그림자 2015. 1. 26. 21:49





노옹께서
눈 내리는 숲길을 그리워한다는 것은
필시 한 여자를 그리워하는 것
숲 속을 바스락 바스락 헤매는 것 외에는
세상 아무 것에도 관심이 없던 여자

떡갈나무 튼튼한 청년의 가슴에 기대어
잠시 쉬었다 갈 뿐
연애나 결혼에는 관심이 없던 여자

동그란 연못같이 풍요로운 발을 가진 여자
천 년 만 년 걸을 수 있을 것 같던 여자
발자국마다 눈방울 꽃을 피우던 여자

구불거리는 길 끝닿는 곳
어딘가에 벽난로를 지피고
주홍빛 등불 걸어놓고
천 년 만 년 기다리고 싶었던 여자

눈 속에 갇힌 해말간 추억처럼
지금은 천 년 만 년 늙었을
필시 그 여자를 그리워하는 것..


눈 내리는 숲길 ..-  임혜신

♬..이동원 - 사랑,고독의 이름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