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그리고..

공중전화 ../ 문정희

노을 그림자 2015. 3. 14. 21:37




눈 쌓여
하얀 공원 어귀에
홀로 서 있는 공중전화를 보면

나는
길고 긴 고백을 하고 싶어요.

"당신을 사랑하게 될 것 같아요"

기억의 그대
나직한 목소리로 부르고 싶어요

천지는 유리알로 얼어 있어도
당신의 영혼에
인주빛 문신을 새기고 싶어요

해가 지면
이 공원의 전화통에는
낙엽처럼 수북히 동전이 쌓이고

사람들의 가슴엔
노을이 쌓이겠지요

나는 길고 긴 고백을 하고 싶어요
"당신을 사랑하게 될 것 같아요" 


공중전화 ..- 문정희

♬..Secret Garden - Noctur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