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그리고..

7월은 치자꽃 향기 속에 ../ 이해인

노을 그림자 2015. 7. 2. 22:52




7월은 나에게
치자꽃 향기를 들고 옵니다
하얗게 피었다가

질 때는 고요히


노란빛으로 떨어지는 꽃
꽃은 지면서도

  울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무도 모르게

눈물 흘리는 것일 테지요?
세상에 살아있는 동안

만나는 모든 사람들을

꽃을 만나듯이 대할 수 있다면

그가 지닌 향기를

처음 발견한 날의 기쁨을 되새기며

설레일 수 있다면
어쩌면 마지막으로 그 향기를

맡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조금 더 사랑할 수 있다면
우리의 삶 자체가

하나의 꽃밭이 될 테지요?
7월의 편지 대신

하얀 치자꽃 한 송이

당신께 보내는 오늘

내 마음의 향기도 받으시고
조그만 사랑을 많이 만들어

향기로운 나날 이루십시오..
 
7월은 치자꽃 향기 속에 ../   이해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