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그리고..

오늘은 노을을 만나 ../ 시, 차창룡

노을 그림자 2017. 1. 6. 18:14





나는 압니다
당신이라는 거대한 촛불은
내가 다가가자마자 꺼질 준비가
되어 있다는 사실
 
그러나 오늘 당신을 만나
당신의 타오르는 불길에 젖고 싶은 마음
어느새 식어가는 당신의
젖은 몸속에 뛰어듭니다
 
나의 날개부터 당신이 되고
나의 온몸이 당신이 되고
당신의 온몸이 나의
온몸이 되고
 
아 그러나
당신의 몸속에는 이미
당신이 없습니다
 
젖은 당신의 화산으로 타오르기 전
아니 당신을 만나기 전
당신은 이미
당신을 떠났던 거지요
 
당신의 몸은
당신을 만났다는 환상일 뿐
색깔을 바꾸어
어둠으로 깔릴 뿐..



오늘은 노을을 만나 ..- 차창룡

♬..사랑의 눈동자..-유익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