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그리고..

하루내내 비 오는날../ 시, 백창우

노을 그림자 2017. 2. 25. 22:15






1
너는 무얼 하는지
이렇게 하루내내 비 오는 날
너는 어디에서 무얼 하는지
언젠가 네가 놓고 간 분홍우산을 보며
너를 생각한다 
조그만 가방 속에 늘 누군가의
시집 한권을 넣고 다니던 너는
참 맑은 가슴을 가졌지
네가 살아가기엔 이 세상이 너무 우중충하고
너를 담아두기엔 내가 너무 탁하지
몇시쯤 되었을까
거리엔 하나 둘 등이 켜지고
비는
그치질 않고

2
너는 무얼 하는지
이렇게 하루내내 비 오는 날
너는 어디에서 무얼 하는지
조동진의 '제비꽃'을 들으며
너를 생각한다
너를 처음 만난 그 겨울엔 눈이
무척이나 많이 내렸지
네 손이 얼마나 따뜻했는지
네가 꿈을 꾸기엔 이 세상이 너무 춥고
너를 노래하기엔 내가 너무 탁하지
몇시쯤 되었을까
수채화 같은 창 밖의 세상을 보며
너를
생각한다..



하루내내 비 오는날..- 백창우

♬.. 서목 - 내마음 우산이 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