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그리고..
후조(侯鳥).. / 시, 김남조
노을 그림자
2018. 12. 12. 22:47
![]() 당신을 누구라고 말하리 나를 누구라고 당신은 말하리 마주 불러볼 정다운 이름도 없이 잠시 만난 우리 오랜 이별 앞에 섰다 갓 추수를 해들인 허허로운 밭이랑에 노을을 등진 긴 그림자 모양 외로이 당신을 생각해 온 이 한철 삶의 백 가지 간난을 견딘다 해도 못내 이것만은 두려워했음이라 눈 멀 듯 보고지운 마음 신의 보태심 없는 그리움의 벌이여 이 타는 듯한 갈망 당신을 나의 누구라고 말하리 나를 누구라고 당신은 말하리 우리 다 같이 늙어진 어느 훗날에 그 전날 잠시 창문에서 울던 어여쁘디 어여쁜 후조라고나 할까 옛날 그 옛날에 이러한 사람이 있었더니라 애뜯는 한 마음이 있었더니라 이렇게 죄 없는 얘기거리라도 될까 우리들 이제 오랜 이별 앞에 섰다.. 후조(侯鳥)..- 김 남 조 ♬..이미배 - 그대 발길이 머무는 곳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