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그리고..

왜 사랑했느냐 물으면.. / 이민숙

노을 그림자 2020. 12. 6. 15:53





이렇게 아픈데 왜 사랑했느냐 물으면
사랑해서 아픈 게 아니라
아파도 사랑할 수밖에 없는
마음이 슬프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내 그림자가 왜 없어졌느냐고 물으신다면
앞에도 뒤에도
주위를 둘러보아도 그 사람 그림자에 쌓여
그림자를 잃어 버렸다고 말하겠습니다


언제 잊을래 물으면
처음 만났을 때부터
너무 단단히 조여진 기억이란 통로에 갇혀
삭아서 부서지기 전에는 잊을 수 없다고 하겠습니다


내일 딱 하루 밖에 살 수 없다면
혹시나 죽어서 잊힐까 봐
그 사람 얼굴과 목소리
그리고 사랑했던 기억과 추억을
모으겠다고 말하겠습니다..


왜 사랑했느냐 물으면.. - 이민숙

♬.. En Aranjuez Con Tu Amor.. - Joaquin Rodri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