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그리고..
수정(水程) 노을.. / 박소향
노을 그림자
2021. 3. 3. 22:05
![]() 갈라진 대지의 살 냄새가 허공에 날리면 빛위 틈새로 꽂히는 혈의 황혼 목 울을 타고 흘러내린 열정의 숨 끝에 가시지 않은 목마름처럼 그가 늘 숨어 있다 서서히 쓰러져 가는 노을의 얼굴만큼 하루를 달구던 가슴 한 쪽에 기대 붉은 취기가 되고 싶은 나는 너를 조금씩 닮아가나 보다 네가 없는 거리만큼 쓸쓸한 계절이 또 있을까 바람마저 앉지 않는 마른 가지에 조용히 눕는 수정(水程) 노을 손가락 마디마디 실핏줄을 건드리며 결코 빈 허공일 수 없는 네 등줄기에 빈곤한 시어 숨길 수밖에 없는 나는 수줍은 저녁별이라도 되어야지 뜨겁게 타다만 정염의 혀끝에 순수의 눈물로 비틀대며 부서지는 초라한 이름이라도 되어야지 살얼음진 언덕에 눈부신 발아를 꿈꾸는 씨앗의 그 환한 희망의 노래처럼 이제 맘껏 너를 흔들며 감추었던 나신(裸身)을 벗어야겠다.. ♬..La Mia Eta.. / Milv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