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그리고..

삐걱대는 의자야, 너도.. / 전동균

노을 그림자 2021. 4. 2. 23:25



변두리 포장마차 지붕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 빗방울 소리
마음의 안쪽으로
파고드는 
그 소리의 끝을 따라갈 수 없어
우동 먹으러 왔다가 죄 없는 술잔만 비우는데요

마흔 살의 허기,
공복의 찬 속을 확, 확, 불지르는
소주 맛 같은
그런 여자 하나 만났으면 싶은데요

세상도 좀 알고
남자도 좀 아는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척 시치미도 뗄 줄 아는
여자의 
휘어질 땐 휘어지고 감을 땐 착착 감는
뽕짝 노래 속으로 들어가,
슬쩍, 손만 대도 젖어드는 몸 속으로 들어가, 들어가
한 사나흘
젓갈처럼 푹 삭았으면 싶은데요, 그런데요

니에미, 삐걱대는 의자여, 너도 한 잔 해라..


삐걱대는 의자야, 너도.. - 전동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