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그리고..

가을 완성 ../ 배찬희

노을 그림자 2021. 10. 16. 22:28




아!

내가 그녀의 가장 은밀한 곳을 정복하면서
우리는 드디어 하나가 되었습니다.
우리의 사랑이 완성 되었다는 뜻이지요.


처음 만났던 곳도
짜르르, 전율이 흐르는 그녀의 손을 처음 잡은 것도
첫 입맞춤의 몽롱한 시간도
이제는 아무 것도 생각나지 않습니다, 다만
그녀의 가장 높은 숨소리만
또렷이 내 귀에 쌓여 있을 뿐


우리가 하나가 되었다는 것은
무성하던 그녀의 옷을 모두 벗었다는 뜻이지요.
켜켜이 껴입었던 눈부신 초록의 옷
내 가슴 태운 대가로
발갛게 타오르던 곱디고운 옷, 옷
옷을 모두 벗어 버렸네요, 그녀가
와락, 내 품에 안겨왔네요
이렇게 우리는 하나가 되었지요.


미처 다 벗지 못한 옷은
입은 채로 두어도
이젠, 건 듯 바람 한 줌만 불어도
후드득, 나보다 더 먼저 알몸이 됩니다.
사랑은 나를 버리고, 얻는다는 것을
그녀가 이제 알았습니다.
-그래, 용감한 그녀
더 많이 사랑스럽습니다..


가을 완성..- 배찬희

♬.. Consuelo Velazquez - Besame Much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