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그리고..
사랑하였으나 ../ 김태연
노을 그림자
2023. 9. 28. 23:35
![]() 사랑하였으나 죽어서는 죄가 된다 다시 돌아오려는가 기다리나 영영 돌아올 기별(奇別)은 없다 밤마다 찾아와 때로 노루처럼 컹컹 운다 바람 따라 울기도 했으나 어디에서나 벽(壁)의 바깥은 후회로 남겨진 흔적뿐 날이 새면 미련을 남긴 채 떠나가야 한다 가신 길은 어느새 소록소록 낙엽만 쌓여가고 청춘의 안개는 여전히 길을 막고 있다 아 죽이고 싶도록 사랑하였으나 이제는 차가운 눈송이로 하얗게 기억(記憶)을 지워야 한다 사랑할 줄 모르던 우리는 정작 바보가 되고 사랑을 노래하였으되 죽어서는 죄가 되어 운다 ![]() 별이 되고 미련만 남아서 어둠 속에서도 살아있는 그리움은 미리내가 된다 임의 가슴속에 반짝이며 흘러가는 무한 슬픔이 된다.. 사랑하였으나 ..- 김태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