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그리고..

겨울이다 ../ 청원 이명희

노을 그림자 2023. 11. 23. 18:27





낙화되지 못한 단풍잎은
서둘러 낙화를 준비하는데 
겨울은 벌써 와 시간을 재촉하고 있다 
겸손함과 평화로 땅을 덮어버린 낙엽
태연스럽게 그림자 거두며 
소리 없이 깊어만 가는 어둠속에서 
낮은 숨을 쉬고 있는 고요한 저녁 
마른바람 같은 외로움의 시장기가 돈다
뜨악한 세월 건너온 뻐끈함 
미동도 없는 적막을 곡절도 없이 연주한다  
잎 새마다 물들인 사연들아 
뒤돌아보지 말고 떠나 가거라 
나는 오늘 밤 
커피를 마시며 입안 가득히 향기를 물고 
맑은 영혼을 소유 했던 아름다운 날들과 
밤새도록 사랑을 나누리라
저녁내 잎은 떨어지고 떨어지고 
서러움처럼 우수수 떨어지고 
허기진 마음자락 처참하게 텅 빌지라도 
영혼아!  나의 영혼아 
이제 매듭 묶힌 이야기 차분하게 풀 겨울이다
우리 너무 아프지 말자..


겨울이다 ..- 청원 이명희

♬.. Frank Pourcel - Morir de Am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