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그리고..
그리운 사람에게 ../ 지소영
노을 그림자
2025. 1. 31. 12:56
![]() 그냥 지나치기만 하다가 봄 아침, 함초롬히 젖은 우체통을 열었습니다 참으로 오래간만이지요 두툼해진 일기장은 서랍에 가두어 두고 그날그날 현실에만 급급했습니다 손가락을 건드리면 당신을 들을 수 있고 이름 한 자만 불러도 내 곁인 양 달려와 줄 터인데 그러지 못하고 지냈습니다 평안하시리라 생각하면서도 어쩌면 보이지 않는 아픔 숨기고 인내로 견디기 위해 동분서주할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머뭇거리게도 하네요 폭우가 있었고, 비행기가 추락했고 자녀가 가족을 해치는 거친 광야의 현장에서 다루기 어려운 슬픔으로 힘들어하시지는 않는지요 우리의 삶에는 드러내지 못하는 작은 마음의 집이 있습니다 가까운 친구라 해도 어느 부분을 가려야 하는 것처럼 사랑이라 해도 입김을 나누는 건 잠시의 순간일 때가 잦습니다 그리움이 때로는 타인이 되는 것처럼 오늘은 잠구어 두었던 가슴의 빗장에 열쇠를 끼워 봅니다 녹이 슬었는지 삐거덕거리네요 지나온 삶은 진실이었는지 견고했던 울타리를 풀며 돌아봅니다 당신을 생각하면 가끔 웃음도 지어지고 그늘도 드리워지곤 했습니다 닫힌 내 마음의 반란인지 누군가 내가 필요할 때 그의 곁에 있었는지 사사로운 것에 목숨 걸며 외면했던 이웃은 없었는지 높았던 벽돌을 한 장씩 내려봅니다 아름다운 우리의 날을 위하여 내 모습 그대로의 미소를 보냅니다 뜻 없이 흘려버릴지도 모를 당신에게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한마디 보고 싶기도 했고 그립기도 했었다는 그 한마디 듣고 싶은 것도 나의 욕심인 것 같아 두려워지는 오늘입니다 당신의 향기가 그리웠습니다 선한 눈빛이 보고 싶었습니다.. ![]() 그리운 사람에게 ..- 지소영 ♬.. Invisible love(보이지 않는 사랑) - Richard Clayderm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