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水程 노을../ 박소향

갈라진 대지의 살 냄새가 허공에 날리면 빛위 틈새로 꽂히는 혈의 황혼 목 울을 타고 흘러내린 열정의 숨 끝에 가시지 않은 목마름처럼 그가 늘 숨어 있다 서서히 쓰러져 가는 노을의 얼굴만큼 하루를 달구던 가슴 한 쪽에 기대 붉은 취기가 되고 싶은 나는 너를 조금씩 닮아가나 보다 네가 없는 거리만큼 쓸쓸한 계절이 또 있을까 바람마저 /앉지 않는 마른 가지에 조용히 눕는 수정水程 노을 손가락 마디마디 실핏줄을 건드리며 결코 빈 허공일 수 없는 네 등줄기에 빈곤한 시어 숨길 수밖에 없는 나는 수줍은 저녁별이라도 되어야지 뜨겁게 타다만 정염의 혀끝에 순수의 눈물로 비틀대며 부서지는 초라한 이름이라도 되어야지 살얼음진 언덕에 눈부신 발아를 꿈꾸는 씨앗의 그 환한 희망의 노래처럼 이제 맘껏 너를 흔들며 감추었던 나신..

시와그리고.. 2026.09.03

별은 너에게로 ../ 박노해

어두운 길을 걷다가 빛나는 별 하나 없다고 절망하지 말아라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도달하지 않았다 구름 때문이 아니다 불운 때문이 아니다 지금까지 네가 본 별들은 수억 광년 전에 출발한 빛 길 없는 어둠을 걷다가 별의 지도마저 없다고 주저앉지 말아라 가장 빛나는 별은 지금 간절하게 길을 찾는 너에게로 빛의 속도로 달려오고 있으니.. 별은 너에게로 ..- 박노해 ♬..Ô vent, arrête-toi / 바람아 멈추어다오

시와그리고.. 2026.09.03

이별 연습 ../ 문병란

갑자기 헤어지면 눈물이 날지 몰라 우린 미리 조금씩 헤어지는 거야. 날마다 눈물을 아껴 가슴 깊은 데 몰래 감춰두는 거야. 사랑은 주는 것인가 받는 것인가 더더구나 뺏는 것인가 그날 밤 뒤따라 오던 열사흘 달이 두 눈 흘기며 구름 사이에 숨었지. 입술 훔치던 밤 숲 속에서 밤새가 울고 기뻤는데도 우리는 자꾸 눈물이 났었지 그날 밤. 이별은 끝이 아니라고 시작이라고 말한 밤 멀리멀리 떠나가 비로소 그대 가까이 가는 연습을 시작하는 거야. 사랑은 주는 것도 받는 것도 아닌 오래 간직하는 것 비로소 눈물은 가슴 속 까만 씨앗으로 영그는 거야..이별 연습 ..- 문병란♬..이미배 - 이별은 또다른 시작..

시와그리고.. 2026.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