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아 있을 때 지지리 가난하여 좋아하던 술도 맘껏 마시지 못했다고 술친구들은 그대의 광중에 조니 워커를 철철 부어줬다 담배도 몇십 갑을 던졌다 그리고 그대 몸 위에 흙을 뿌렸으나 그들 모두 돌아간 뒤 그대 분명 그 술에 취해 다시 차디찬 땅속을 비집고 나와 이승을 헤맸을 거다 여기저기 술집을 기웃거렸을 거다 바타비아로 갔는가, 포엠으로 갔는가, 목마처럼 화려한 꿈만 먹고 산 그대. 그러나 그대 갔다고 펑펑 우는 벗들을 보고, 외상술 불평 없이 줄 걸 그랬다고 후회하는 술집 마담을 보고, 짧은 삶의 미련과 한이 봄눈 녹듯 사라져 다시 망우리 무덤 캄캄한 속을 ‘세월이 가면’ 한 소절 부르며 들어갔을 거다. 외로움도 없이 넉넉한 웃음 지으며 들어갔을 거다.. ![]() 목마(木馬)는 어디로 가고 ..- 박호영 '세월이 가면’ - 박인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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