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그리고..

한 뼘 노트../ 황경신

노을 그림자 2015. 6. 12. 22:35

 





시간이 흐르면 대체로
기다리던 순간이 오고,
기다리던 사람이 오고,
기다리던 무엇이 온다.

시간이 흐르면 대체로
상처는 흐려지고,
마음은 아물고,
아픈 기억은 지워지고,
무엇보다 대체로
사랑을 다시
믿을 수도 있게 된다.

그러니까 지금도 어디선가
나를 위한 좋은 일 하나가
예쁜 상자 안에 담겨
배송일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당신을 위한
작은 선물은
이미 오래전에 만들어져
어느 가게 쇼윈도에
가만히
놓여 있을지도 모른다.

내가 발견하기를.
내가 당신을 떠올리고
걸음을 멈추기를.

시간은 종종
나쁜 것들도 가져오지만
그러나 대체로
좋은 것들을
꽁꽁 숨겨둔 채,
우리의 마음이
열리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한 뼘 노트..- 황경신

♬..Romantico.. - Giovanni Marra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