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그리고..

빈 잔의 자유.. / 시, 안행덕

노을 그림자 2020. 4. 27. 23:19




노을빛 고운 저물녘
망팔(望八)이 졸고 있는 툇마루
보랏빛 추억이 라일락 향기로 피어난다
 
와인 빛 고운 마음
시퍼런 비수 같은 마음
내 마음도 내 맘대로 못한 한평생
마음은 비울수록 가벼워지는 걸 알아가는 나이
 
무에 그리 서러운가 하루해가 지는데
한 생이 하룻밤 꿈같은 걸
풍선처럼 가볍게 하늘 높이 오르고 싶은 건
바람 탓은 아니야
 
부질없는 욕심으로 채워진 잔을 비워라
빈 잔의 자유를 이제 알겠네
바람 탓은 아니야
은근한 와인보다 짜릿한 위스키
황혼빛 고운 노을로 수정되는 빈 잔의 자유..



시,  안행덕
시집『빈 잔의 자유』   에서

♬..석양(夕陽)트럼펫연주..- 김인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