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그리고..

박선희 시인의/ '아름다운 편지' 中

노을 그림자 2023. 2. 22. 23:20





겨울 밤 막다른 골목 끝 포장마차에서...

빈 호주머니를 털털 털어서라도
몇번이나 인생에게 술을 사주었으나,
인생은 나에게 술 한잔 사 주지 않았다...

눈이 내리는 날에도
돌연꽃 소리없이 피었다 지는 날에도
인생은 나에게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

삶에 대한 쓸쓸함이 배여나오는 날,
더러, 이렇게 푸념하고 싶을 때도 있지 않겠습니까.
오늘처럼, 차가운 바람 속에서
하얗게 하얗게 눈꽃이 피어나는 날,

발길 닿을 데 없이,
겨울 밤 막다른 골목 끝 포장마차 같은 마음으로,
나를 위해 단 한번도
술 한잔 사 주지 않은 것만 같은 서러움으로...
누군가를 하염없이 원망하고 싶은,
누군가 막연히 그립다가도 슬퍼지는...
눈내리는 날입니다.

그러나, 당신
슬퍼하거나 쓸쓸해 하지 마세요.
인생은 당신을 위하여
더 큰 선물을 준비하고 있음을 기억하세요.
다만,
당신이 아직 그 선물을 찾지 못했을 뿐임을...

어디 술 한 잔이 문제겠습니까?


박선희 시인의 '아름다운 편지' 中

♬..California Dream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