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그리고..

우산 ../ 호월안행덕

노을 그림자 2023. 11. 5. 22:39





가버린 첫사랑 등 뒤에
퍼붓고 싶은 얄궂은 심통처럼
정수리 두드리며 무수히 쏟아지는 비

비 오는 사이길 골목 사이로
당신의 우산이 되어 사뿐히 나서는데
빗속을 걸으며
내 손을 꼭 잡고 가시던 당신

허름한 제 몸 적셔 파르르 떨며
싸늘한 설음 차마 내색도 못하고
녹아나는 정 다 퍼주어도
비 갠 오후
쓸쓸히 버려질 줄이야

오로지 젖지 않게 하려는 마음
시린 몸 젖는 줄도 모르고
버리러 가는 줄도 모르고
오직 그대의 따듯한 손만 기억합니다..


우산 ..- 호월안행덕
시집"비내리는 江"에서


♬..박미경 - 화요일에 비가 내리면..




'시와그리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년의 가을 ../ 진은정  (0) 2023.11.08
11월의 마지막../ 김대식  (0) 2023.11.08
지친 그리움을 위하여 ../ 서태우  (0) 2023.11.03
낙엽이 지던 날 ../ 용혜원  (0) 2023.11.02
그대 안에서 ../ 김정한  (0) 2023.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