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그리고..

가을 편지 ../ 양광모

노을 그림자 2024. 10. 7. 15:58




9월과 11월 사이에
당신이 있네

시리도록 푸른 하늘을
천진한 웃음 지으며 종일토록 거니는
흰 구름 속에

아직은 녹색이 창창한 나뭇잎 사이
저 홀로 먼저 얼굴 붉어진
단풍잎 속에

이윽고 인적 끊긴 공원 벤치 위
맑은 눈물처럼 떨어져 내리는
마른 낙엽 속에

잘 찾아오시라 새벽 창가에 밝혀 놓은
작은 촛불의 파르르 떨리는
불꽃 그림자 속에

아침이면 어느 순간에나 문득 찾아와
터질 듯 가슴 한껏 부풀려 놓으며
사ㄹ랑 사ㄹ랑 거리는 바람의 속삭임 속에

9월과 11월 사이에
언제나 가을 같은 당신이 있네
언제나 당신 같은 가을이 있네

신이시여,
이 여인의 숨결 멈출 때까지
나 10월에 살게 하소서..


가을 편지 ..- 양광모

♬.. La전마리 - Lettre D'Automne.. (가을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