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그리고..

외로워서 술 한잔 마셨어요.. / 박현희

노을 그림자 2019. 7. 1. 00:38





그대 없는 쓸쓸한 이 밤이 너무도 적막하고
외로워서 저도 술 한잔 마셨어요.

잘 익은 양주라서 그런지
얼음조차 섞지 않은 독하디 독한 술이지만
목구멍을 타고 흐르는 향긋하고 톡 쏘는
달콤 쌉쌀한 맛이 제법 괜찮은데요.

외로워서 한잔 그리워서 또 한잔 아무도 들어줄 사람 없는
혼자만의 넋두리가 하도 서글퍼서 또 한잔
한잔 두잔 자꾸만 마시다 보니 내가 술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
어느새 술이 나를 마시는 것 같은 묘한 착각이 드는군요.

허허! 그것 참 재미있습니다.
혼자 술을 마신다는 게 이렇게 재미있는 줄은 미처 몰랐네요.
 
술에 취하면 마치 그네를 타듯 몸이 허공 중에 둥실 떠있는 것만 같아
낄낄 웃는 것이 고약한 제 술버릇인데 오늘 밤은 넋 나간 사람처럼
혼자 앉아 배슬배슬 웃게 생겼네요.

헌데 아무리 술을 마셔도 샘솟듯 아롱아롱 솟아오르는
그대향한 그리움은 도무지 달랠 수가 없군요.


외로워서 술 한잔 마셨어요.. - 박현희


♬.. 그대는 모르시더이다 .. - 나예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