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그리고..

오지 않는 사람 ../ 김재진

노을 그림자 2023. 7. 3. 16:01





저만치 오는 사람을 보고 당신인줄 알았습니다.
뒤집을 수 없는 결과를 낳은 우연이
필연이라 불리듯
당신은 내게 뒤집을 수 없는 필연입니다.
당신,

어디 가 있어도 내가 찾아내고 말던 당신,
당신 기다리는 마음 초조하게 시계를 보고
당신 웃는 모습 떠오르는 순간 내 마음
대번에 따뜻해집니다.

불 꺼져도 당신은 내게 환한 대낮입니다.
만지면 김 서리는 찻잔입니다.

가진 것 하나 없어도 사랑할 수 있다고 믿었던
모르는 날의 미숙한 사랑,

삶은 그러나
아무 것도 가지지 못한 사랑을 무너지게 했습니다.

오래된 흙담 내려앉듯
삶 앞에 사랑은 무릎 꿇었습니다.

멀리서 다가오던 사람은 당신이 아니었습니다.
어디 가도 나는 이제 당신을 찾아내지 못합니다.

죄 없는 세월만 강처럼 흘러
당신은 내 맘속에
잔물결 하나 남기고 사라졌습니다.

시간이 간 뒤에야 알았습니다.

뒤집을 수 없는 결과도 뒤집힐 수 있다는
시시한 사실 하나를 나는
세월이 흐른 뒤에야 알았습니다.

모든 만남이 이별을 감추고 있다는 사실을 정말
당신과 헤어진 뒤에야 알았습니다.


오지 않는 사람 ..- 김재진

♬..Morir De Amor (Dying Of Love) - Ernesto Cortaz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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