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그리고..

그대에게 ../ 박소향

노을 그림자 2024. 8. 24. 17:51





살아있는 것이
내게 힘이 되는 그대
하지만 때로
반쯤 나는 죽은 듯이 산다.

반쯤 눈 가리고
반쯤 귀 막고
반쯤 입 닫고
감각을 잊은 듯이 그렇게

붉게 익어 터져야 할 계절에
넋 놓고 매달린 풋과일처럼
무던히도 철 못 드는 마음

내 마음 빈곳에 그대를 담지만
문득문득
한없이 열리는 나를 닫아주곤 한다.

눈 다 뜨면 모습 보이지 않을까
귀 다 열면 목소리 듣지 못할까
말 다 하면 그 맘 혹 닫을까

두려운 마음으로 오늘도 나는
반쯤만 열어놓은 창안으로 그댈 맞는다.

그래서 때로는
사랑도 숨 쉴 수 있도록 ..


그대에게 ..- 박소향

♬..Francis Goya - La Pla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