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그리고..

그리움이 내게로 온다 ../ 양애희

노을 그림자 2024. 12. 24. 21:31





너를 만나고
얼어붙은 호수에 물결이 인다
너를 만나고
생명이 생명으로 가듯
세월 너머 잎 죽은 나무마다 꽃이 핀다

너를 만나고
노오란 햇살이 손등 위에 꼼지락 꼼지락
붉은 영혼의 찬란한 페달을 밟았다가
복사꽃 피거라 피거라
은백의 추억을 차고 올라 따순 기억을 들춘다

아 그 기억 다 널어놓고
눈물인 듯 추억인 듯 바람인 듯
은사시나무 사이로
풀린 심장이 너울댄다

온몸에 눈물 나는데
온몸에 숨결 젖는데
빨래대에 하얀 속옷은 철없이 펄럭이고
물결 같은 사람이 바삐 간다

그래 다 간다
그렇게 가다가 다시 오는게지
구멍 뚫린 눈물을 벗고 오는게지
말없이 품은 노을을 닦는다
다시 저녁이다..

그리움이 내게로 온다 ..- 양애희

♬.. REMEMBER WHEN - Giovanni Marra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