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그리고..

언젠가 다시 한번 ../ 최승자

노을 그림자 2024. 12. 21. 19:33





언젠가 다시 한번
너를 만나러 가마.
언젠가 다시 한번
내 몸이 무덤에 닿기 전에.

나는 언제나 너이고 싶었고
너의 고통이고 싶었지만
우리가 지나쳐온,
아직도 어느 갈피에선가
흔들리고 있을 아득한 그 거리들.

나는 언제나 너이고 싶었고
너의 고통이고 싶었지만
그러나 나는 다만 들이키고 들이키는
흉내를 내었을 뿐이다.
그 치욕의 잔
끝없는 나날
죽음 앞에서
한 발 앞으로
한 발 뒤로
끝없는 그 삶의 무도를
다만 흉내내었을 뿐이다.

그리고 지금 나는, 너를 피해
달아나고 달아나는
흉내를 내고 있다.
어디에도 없는 너를 피해

언젠가 다시 한번
너를 만나러 가마
언젠가 다시 한번
내 몸이 무덤에 닿기 전에..

(이 세계의
어느 낯선 모퉁이에서
내가나를 기다리고 있기에..


언젠가 다시 한번 ..- 최승자

♬.. GIOVANNI MARRADI - Just For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