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어매요..

치매 / 이월례

노을 그림자 2013. 12. 7. 21:56

 

 

 

아들 위해 꿰매 만든 푹신한 이불
당신이 덮고 모로 누웠다
이불 한쪽 끝을 아들 옷깃 다독이듯
눈 동그랗게 뜨고 만지작거린다.
어머니 머리 맡 탁자 위에 늙은 호박
속이 썩어 문드러졌는지
뿌연 진을 내며 주저앉아 있다
아무 생각 없이 가라앉은 어머니 눈동자
한없이 깊어진다
어머니 이불속에 내 발을 슬그머니 밀어 넣는다
내게로 전해지는 어머니의 발가락 온기
아들 위해 만든 이불 속
온몸에 잠이 참 따스하게 스며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