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그리고..

추억, 그 이후../ 시, 이창윤

노을 그림자 2016. 9. 30. 16:59




지난날, 우리가 걸었던 오솔길에는
가을이 지고 있겠지
떨어진 시간들이
말없이 뒹굴고 있겠지

켜켜이 쌓인 세월
분해되지 않은 기억들이
무딘 추억으로 되살아나는데

나뭇잎의 잔해 속에 발을 묻으며
우리가 나누던 웃음은 어떤 의미였던가

너무 멀리 돌아선 거리에서 생각해보면
사랑이란 정말 부질없던 것
돌아볼 얼굴조차 지워진 채
남은 자도 떠난 자도 없는 비워진 거리

추억을 버티는 오솔길
다시 오지 않는 시간
그리고 그 위에 남겨지는
지우고 싶지도 않은 낡은 기억 한 장..


추억, 그 이후..-이창윤

♬..얼굴 - 바이올린 연주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