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그리고..

우요일(雨曜日)../ 글, 최재효

노을 그림자 2017. 1. 16. 14:30





흐린 날 오후 비가 내리면
내게는 한 주일이 8일이 됩니다.
달력에 없는 검은 날 입니다.
원래는 하얀 날 이었습니다.
그 사람이 내 곁을 떠나 간 날
검은 비가 내렸습니다. 그 이후
비만 내리면 정수리에 비맞은
까마귀가 내려 앉아 과거를 파먹습니다.
뽀오얀 뺨, 흑진주 같은 눈망울 ,
딸기보다 더 붉은 입술
모두가 다 파질 때면
비가 그칩니다 .

맑은 날  아침 비가 내리면
내게는 한 주일이 하루 더 길어집니다.
비에 젖은  비둘기 내품으로  날아 들어
그이와 함께했던  추억을  심습니다.
달콤한 입술,
하얀  미소,
붉은 마음까지 모두 심어 질 때
천둥새도 날라 가버리고 
비도  그치면 무지개가 웃습니다 .
내 빈 술잔이 다시 채워집니다 .
그리고  ......
언제 맑은 비가 올지 손꼽아 세어 봅니다 ..


우요일(雨曜日) ..- 최재효


♬.. 이미배 - 소리 없이 내린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