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칠 듯 그리워질 때가 있다. 바람의 손으로 가지런히 풀어 놓은 뭉게구름도 아니다. 양떼 구름도 새털 구름도 아니다. 아무 모양도 만들지 못하고 이리저리 찢어지는 구름 보노라면 내가 그를 그리워한 것도 아닌데 그가 내 속에 들어온다. 뭉개뭉개 피어나 양떼처럼 모여 새털처럼 가지런히 접히진 않더라도 유리창에 우연히 편집된 가을 하늘처럼 한 남자의 전부가 가슴에 뭉클 박힐 때가 있다. 가을에는, 오늘처럼 곱고 투명한 가을에는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표정으로 문턱을 넘어와 엉금엉금, 그가 내 곁에 앉는다. 그럴때면,그만 허락하고 싶다. 사랑이 아니라도, 그 곁에 키를 낮춰 눕고 싶다.. ![]() 가을에는,.- 최영미 ♬.. Autumn Rose.. by Ernesto Cortaza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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