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그리고..

한 여자만 사랑하다 가겠습니다 ../ 원태연

노을 그림자 2025. 5. 20.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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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수요일 저녁,
비오는 수요일에는
별 추억이 없었는데도
장미 다발에 눈여겨지게 하는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멀쩡히 잘 살고 있던 사람
멀쩡한데도 잘 못 살게 하고 있는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신이 잠을 자라고 만드신
밤을 꼬박 뜬 눈으로 보내게 만드는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강아지도 아닌데 그 냄새
그리워 먼 산 바라보게 만드는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우연히 들려오는 노래 한 구절 때문에
중요한 약속 망쳐버리게 만드는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껌 종이에 쓰여진 혈액형
이성 관계까지 눈여겨지게 만드는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스포츠 신문 오늘의 운세에
애정운이 좋다 하면
하루종일 호출기에 신경 쓰이게 만드는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썩 마음에 들어오지 않았던
내 이름을 참 따뜻하게 불러주었던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한 여자만 사랑하다 가겠습니다 ..- 원태연

♬..Giovanni Marradi - Only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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