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그리고.. 2218

가을 속을 서성이는 연인 / 秋水 정 광 화

가을이 꽃잎 되어 또 다른 싹을 틔우며 따뜻한 지문처럼 다가온다. 한 줌 한줌 그리움 안고 눈물처럼 쏟아지는 새벽별을 보며 문득 가슴에 묻어두었던 어느 하늘아래서 남모르게 마음아파 할 옛 사랑 불러보고 싶은 가을 모든 연인들이 덧없어하며 마음 앓고 그리운 듯, 외로운 듯, 쓸쓸한 듯 내 몸 안에 다 있는 것처럼 아파한다. 주체할 수없이 산란한 빈 가슴에 덩그러니 앉은 하얀 고독이 공연히 눈물 되어 쏟아져 고인다. 그 눈물이 천형의 그리움으로 가을처럼 저벅저벅 걸어온다..가을 속을 서성이는 연인 ..- 秋水 정 광 화♬..Richard Clayderman - Ballade Pour Adeline

시와그리고.. 2008.09.22

부칠 수 없는 편지 / 김 정한

부칠 수 없는 편지 ../ 김 정한 그리움부터 먼저 써내려 갑니다 보이지 않는 그대를 생각하며 만나지 못하는 그대를 그리워하며 어설픈 하소연을 나열합니다 그대와 함께 한 시간 기쁨과 슬픔 중에서 사랑과 이별 중에서 가슴 속에 맺힌 아픔만 하나 둘씩 골라 써 내려 갑니다 그대 때문에 내가 아팠던 일들 그대가 나 때문에 눈물 흘렸던 일들을 곱게 써내려 갑니다 ˝아프게 해서 미안합니다˝ 라구요 ˝당신 때문에 너무 아픕니다˝ 라구요 그렇게 써 내려 갑니다 하지만 부칠 수가 없습니다 그 이유는 당신과 나 더 이상 아프지 않기 위해서 랍니다 하지만 부치지 않아도 읽지 않아도 마음과 마음끼리 언제나 읽어 내려가는 당신과 나의 마음 속 편지를 오늘도 이렇게 써 내려 갑니다 김정한시집 -멀리 있어도 사랑이다 -中에서..

시와그리고.. 2008.07.29

여자혼자여행../ 글, 김이연

여자의 꿈은 혼자 여행가는 것이다 모든 여자의 꿈은 혼자 여행가는 것이다.. 여자 홀로 기다란 머리카락을 날리면서 기차에서 내리는 모습은 생각 만 해도 가슴이 저려오는 매력으로 느껴진다. 비행기 창가에 혼자 앉아서 책을 읽으면서 커피를 마시는 여자도 역시 아름답다. 바닷가를 혼자 걸어가면서 고개를 푹 숙이고 생각에 잠겨있는 여자의 모습도 그림처럼 멋지다. 이런 연출을 기대하면서 여자는 혼자서 여행을 떠나고 싶어한다. 모든 여자의 영원한 꿈은 혼자 여행하는 것이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도 둘이하고 싶은 여행보다는 혼자서 떠 나고 싶은 여행의 충동이 더 크다. 원래 여자는 고독한 모습으로 존재 할 때가 아름답기 때문이다. 여자의 깊은 가슴 속에는 항상 메워지지 않는 빈 자리가 있다. 부모도 형제도 사..

시와그리고.. 2008.07.11

한사람을 사랑했습니다 / 김정한

한사람을 사랑했습니다 - 김정한 밀어내고 또 밀어내도 자꾸만 더 가까이 다가오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을 생각하면 숨을 쉴 수가 없을 만큼 가슴이 아픕니다 목에 가시가 걸린 것처럼 목이 메입니다 마음은 잊어라 하는데 손은 여전히 그를 잡고 있습니다 죽도록 사랑하면서도 사랑한다는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그 사람이 미치도록 보고싶습니다 보고싶다는 말을 숨 쉬듯 숨 넘기듯 또다시 꿀꺽 삼켜버리고 맙니다 함께 있으면 행복해지는 사람인데 그 사람 마음 속에도 내가 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살아갑니다 그저 그 사람에게도 나라는 존재가 단 한 사람의 사랑하는 사람이기를 바라는 마음 뿐입니다 오래 오래 그 사람이 사랑하는 여자로 남기를 바라는 마음 뿐입니다. 김정한시집-멀리 있어도 사랑이다-中에서

시와그리고.. 2008.06.07

비가오누나../ 김 소월

비가 온다 오누나 오는 비는 올지라도 한 닷새 왔으면 좋지.   여드래 스무날엔 온다고 하고 초하루 삭망이면 간다고 했지. 가도 가도 왕십리 비가 오네.   웬걸, 저 새야 울랴 거든 왕십리 건너가서 울어나 다고 비 맞아 나른해서 별새가 운다.   천안에 삼거리 실버들도 촉촉히 젖어서 늘어졌다네. 비가와도 한 닷새 왔으면 좋지 구름도 상마루에 걸려서 운다..

시와그리고.. 2007.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