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이 다하는 날 나는 길모퉁이에서 내 영혼의 마지막 연인을 떠나보내며 아름답게 죽어가리라 그런 아름다운 시절이 있었다고 담벼락 굵은 글씨로 써내려가리라 빗물이 하염없이 내 마지막 숨결의 영상을 흘러갈지라도 나 그 빗물 되어 사랑했었다고 소리치리라 떠나면 돌아오지 않을 사람도 오랜 침묵 뒤 저 금빛 저무는 산 한 그루 나무가 되리니 누구보다 먼저 아름다운 시절 사랑했었다고 목이 메는 갈매기도 세월은 늘 물결 부서지는 암초더미에 걸려 가족을 잃고 사랑을 잃고 푸르게 푸르게 울고 있듯이 슬픔이 다하는 날 나 돌아보지 않으며 나, 이 아름다운 시절 사랑하며 이곳을 떠난다고 길모퉁이 지워지는 내 영혼의 마지막 연인이여 연인이여 빗물이 하염없이 내 마지막 숨결의 영상을 흘러간다 이런 아름다운 시절이 있었다고 이런 아름다운 시절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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