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그리고..

안경 탓이다../ 글, 천양희

노을 그림자 2013. 9. 24. 23:42

 






안경 탓이다../ 글, 천양희

그는 늘 안경을 쓰고 있다
나는 그의 눈을 잘 볼 수가 없다
눈이 마음의 창이라면
나는 그의 마음을 잘 볼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끊임없이 그가 의문스럽다
그래서 나는 끊임없이 내가 의심스럽다


영화「빠삐용」에서

안경을 낀 더스틴 호프만 노인이
안경을 끼지 않은 노인 스티브 맥퀸에게
'넌 누구냐'고 묻는다
그의 대답은 '난 아무도 아니오'였다

그는 늘 안경을 쓰고 있다
나는 그의 눈을 잘 볼 수가 없다
그는 가끔 안경을 벗는다

그는 나의 눈을 잘 볼 수가 없다
눈이 마음의 창이라면
그는 나의 마음을 잘 볼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끝없이 내가 의문스럽다
그래서 나는 끝없이 그가 의문스럽다
그 의심이 나를 근시안으로 만든다

안경 탓이다..


♬..Papillon (1973)ㅣ빠삐용ㅣFree as the Wind 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