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그리고..

당신은 어떤 이유로 술잔을 기울이는가../ 詩, 최근희

노을 그림자 2016. 3. 19. 22:16

 





아픔을 잊기 위하여 
     그토록 독한 술을 마시는
     이들의 머리 위에는 언제나
     일그러진 달 하나가 웃고 있다
 
     엇갈린 사랑의 뒤안길에서 남겨진
     슬픈 흔적들을 지워버리기 위해
     연거푸 비워버린 그들의 빈잔엔
     눈물이 술보다 먼저 와서 채워진다
 
     기억 속에서 조금도 떠날 채비를 않는
     아픔이 두려워 밤을 새워 마시는
     그들의 술잔엔 고독이 안주가 되어
     바람처럼 흐느낀다
 
     추억을 잊지 않기 위하여
     어디선가 술을 마시는 이들의
     가슴엔 그리움이 호수가 된다
 
     신이 인간에게 준 최후의 선물은
     망각이라고 했던가 시간의 흐름
     앞에선 그 어떤 기억도 서서히
     바래져 버리고 말 허망함일 뿐,
 
     추억을 세월 밖으로 떠나 보내지
     않기 위해 술을 마시는 그들의
     술잔엔 낭만이 안주가 되어
     별빛처럼 흐른다
 
     잊기 위해 술을 마시는 사람들 중에
     당신이 있고 잊지 않기 위해 술을
     마시는 사람들 중엔 내가 있다..



당신은 어떤 이유로 술잔을 기울이는가..- 최근희

♬.. Consuelo Velazquez - Besame Much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