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그리고..

잊으려 하니 꽃이 피더이다 ../ 글, 김정한

노을 그림자 2017. 2. 1. 22:40

 






잊으라 했기에 당신을 잊으려 시간아 흘러라 빨리 흘러라 그랬지요
겨울이 가고 봄이 오듯 흘러가면 잊힐 줄 알았지요
그런데 시간마저 당신을 놓아주지 않더이다 
사무치도록 그리워 가슴에 담은 당신
이름 세 글자 몰래 꺼내기도 전에 눈물 먼저 흐르더이다
당신 떠나고 간신히 잊는 법 용서하는 법을 배우기 시작 했는데......  
 
다시 찾아온 계절은 누군가 몰래 맡기고 간 베르테르의 편지를 안겨주더이다  
당신을 사랑하던 봄
지운 줄 알았던 당신의 흔적
곳곳에 문신처럼 박혀있더이다

 잊으라 해서 잊힐 줄 알았던 에로티시즘
다시 찾아온 봄과 함께 전신으로 번져가더이다

가늘게 떨리듯 호흡하는 목소리가 아직도 익숙한데
잊으려 하니 그제서야 꽃이 피는데
나 어찌합니까 ..

잊으려 하니 꽃이 피더이다 ..- 김정한
-고마워요 내사랑 중에서-


♬.. 그대는 모르시더이다 .. - 나예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