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그리고..

긴 아픔을 가진 사람은 안다 ../ 배은미

노을 그림자 2024. 10. 16. 16:47





내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을 때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발버둥쳤을 때

내 곁에 아무도 없다는 것이 하도 서러워
꼬박 며칠 밤을 가슴 쓸어 내리며 울어야했을 때

그래도 무슨 미련이 남았다고 살고싶었을 때

어디로든 떠나지 않고는 버틸 수 없어
짚시 처럼 허공에 발을 내딛은 지난 몇 달 동안

사랑하고 싶어도 사랑할 사람이 없었으며
사랑받고 싶어도 사랑해 줄 사람이 없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필요했으며
필요한 누군가가 나의 사랑이어야 했다.

그립다는 것이
그래서 아프다는 것이
내 삶을 지탱하는 버팀목이 되었다는 것을
혼자가 되고 부터 알았다.

다시는 사랑하지 않겠노라
그 모질게 내뱉은 말조차 이제는 자신 없다.

긴 아픔을 가진 사람은 안다.

그나마 사랑했기에
그렇게라도 살아갈 수 있었다는 것을

그것마저 없었을 땐 숨을 쉬는 고통조차
내 것이 아닌 빈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을..


긴 아픔을 가진 사람은 안다 ..- 배은미

♬..이미배 - 애련 (愛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