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그리고..

그대 뒤로 남긴 시 ../ 박소향

노을 그림자 2025. 2. 2. 13:03






그대 잠깐 스쳐 가는 바람처럼
설레며 지나는 계절풍이었습니까
이내 가슴이 비어 돌처럼 구르다가
어느 강가에서 이름 없이 잊혀질까
또 그리 하셨습니까

살아감이 힘이 들어
미련은 없다 하지만
이승만큼 더 좋은 곳이라도 찾을까 싶어
쓰디쓴 바람 그 뒤에 멈춘 채
저를 남기신 것입니까

진정 사랑하는 가슴이었다면
헤어지지 말아야지요
그래서
비가 오고
바람이 불고
쓸쓸한 저녁이 되어도
그대 앞에 저를 두어야지요

아무렇지도 않게
옷깃만 스치는 인연이라고
소리내어 한 번
젖은 웃음 남기고 가는
억지스런 그리움이려 했습니까

모르셨습니까
그대 그림자 뒤에서
지나온 발자욱마다
산책하듯 지나치는 거리마다
우리가 주시했던 모든 눈길마다
나는 시가 되고
눈물이 되고 있는 것을..


그대 뒤로 남긴 시 ..- 박소향

♬..The Saddest Thing _ Melanie Safk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