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그리고..

어떡하죠 / 김수현

노을 그림자 2013. 9. 5. 23:23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어요
사각의 회색빛 속에서 얼굴도 모르고
따사로운 노랫 소리만 들리는데
내게 특별하게 다가온
한 사람을 사랑하게 되었어요

봄볕 따사로운 숲 속 오솔길에서
다정한 표정으로 입맞춤 하고싶은
여름 바닷가 방갈로에서 파란 파도에
마주보는 눈빛만으로도 행복 할 수 있는

황금 들녘 저녁노을 벗삼아
두 손 가득 낙엽으로 산책하고픈
추운 겨울 마음 시리지 않도록
가슴 가득 안아 주고픈 그런 사람 생겼어요

사랑하는데 사랑하는데
입안에서만 머금고선 말을 못하죠

알고 있을까요

내게 특별하게 다가온 그 사람을 사랑하는데
내 사랑의 멜로디는 너무도 연약해
오늘도 이렇게 맴돌기만 하네요

어떡하죠...


어떡하죠.. / 시, 김수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