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20 2

한 여자만 사랑하다 가겠습니다 ../ 원태연

span>비오는 수요일 저녁, 비오는 수요일에는 별 추억이 없었는데도 장미 다발에 눈여겨지게 하는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멀쩡히 잘 살고 있던 사람 멀쩡한데도 잘 못 살게 하고 있는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신이 잠을 자라고 만드신 밤을 꼬박 뜬 눈으로 보내게 만드는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강아지도 아닌데 그 냄새 그리워 먼 산 바라보게 만드는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우연히 들려오는 노래 한 구절 때문에 중요한 약속 망쳐버리게 만드는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껌 종이에 쓰여진 혈액형 이성 관계까지 눈여겨지게 만드는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스포츠 신문 오늘의 운세에 애정운이 좋다 하면 하루종일 호출기에 신경 쓰이게 만드는 한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썩 마음에 들어오지 않았던 내 이름을 참 따뜻하게 불..

시와그리고.. 2025.05.20

이별의 시간은 ../ 김경림

span>이별의 시간은 소리소문 없이 온다 고양이 발걸음처럼 살며시 바람이 어디서 불고 있는지 눈치 못 채게 그렇게 와 뒤통수를 치고 달아난다 산다는 것이 산다고 할 수 없고 태산 같은 약속이 모래성처럼 무너지는 거 어리석게도 바위같이 믿었다 낮과 밤이 함께 있지 못하고 해와 달이 함께 있지 못하는거 상사화와 다르지 않네 사람의 말은 천금이란 말 티끌 만큼도 못한 걸 인연을 찾 겠다고 인연이라 착각하며 눈 깜박 새 지나니 아니란다 세상에 사랑이라 이름 붙여진 실수는 셀 수 없이 많구나 살면서 살면서 열심히 산다 해도 한 줌 자연으로 돌아가는데 이치를 깨달으면 얼마나 깨닫고 진리를 알면 한평생 얼마나 알까 세상만사 일장춘몽인데 네 꿈이 내 꿈이요 이별 또한 정해있는 것 앞당겨 할 필요도 없고 하늘 부끄러워..

시와그리고.. 2025.05.20